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활동가 이야기
2024.12.17 21:22

미미 美味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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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미 美味

 

 

 고흥군 취도-금사항 어촌신활력앵커조직 권민정팀장

 

 
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i7zzBpKvh6s

 

쓴이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 매일매일 퇴근하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낙에 살았다. 한식, 중식, 일식, 양식, 퓨전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먹으러 다니다 보니 어느새 도시가 주는 단맛, 짠만, 매운맛이 질린다는 느낌이 들 무렵 고흥으로~~

 

 

1. 단맛 : 달큰한 굴

첫인상은 그러했다. 안 깨끗해 보이는 바닥에서 안 깨끗해 보이는 도구로 깐 생굴, 군침이 싹 말랐다. 바로 까 아직 바닷물을 씻어내기 전 세게 빨아먹으면 짠물이 먼저 삼켜지고 단맛이 단다는데... "어?" 난다난다 진짜 단맛이 난다!! 우스개 소리로 취도 사람들은 "굴"을 "꾸울~"이라고 부른다는데 도시의 단맛과는 차원이 다른 고흥 굴이 단맛, 맛의 경계를 넘은 어떤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해 봤는데 혹자는 이를 갯벌맛이라고 한다. "아, 그렇지 미취학 아동 시기 이후엔 흙 퍼먹을 일이 없었으니 갯벌은 처음 먹어보는 게 당연하지..." 일반적으로 단맛은 탄수화물 즉 포도당에서 나는데 "혹시... 달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그냥 플라시보 효과 아닌가?"

 

오늘 점심에 사무실에서 매운 순두부찌개를 끓였는데 굴을 많이 넣었더니 국이 달아졌다.

 

 

 

2. 짠맛 : 짭짤한 마늘

배, 땡감, 삼치, 기장 떡 등등 마을 분들이 먹을걸 왕왕 가져다주셔 그런지 사무실에 간식 마를 날이 없다. 춥지도 덥지도 않을 무렵 마을 곳곳에서 수확한 마늘을 말리고 있었는데 스윽 보고 있더라니 한 까치를 스윽 주셔서 그자리에서 까먹어봤다. 아직 마르기 전 마늘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하나도 안 맵고 짭짤해 신기했다. "섬에서 자란 마늘이라 바닷 물을 머금었나?" 마늘 말고 다른 야채 같은 느낌에 신기했다.

 

사무실 창문을 열면 뒷집 어르신 집 마당이 보이는데 김치를 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. 내심 "김장은 일 년에 한번 하는 게 아닌가? 왜 그렇게 자주 하실까? 가족이 많나? 혹시 전화 주문(일전에 급하게 전화가 와 김장을 한다는 얘길 한 적이 있어서) 받으시나?" 물음표만 뿌리던 어느 날은 직접 담은 김치를 나눠주셔 먹어봤다. 분명 갓 담았는데도 양념이 거북하지 않고 맛있었는데 "짭짤한 마늘력의 영향이 아닐까?"

 

올해 폭염으로 마늘 농사가 망했다는데 내년엔 마늘 농사가 잘 되면 좋겠다.

 

 

 

3. 매운맛 : 매운 풀

취도에는 굴막이라 부르는 굴 작업장이 있는데 거기서 굴 까는 일도 하고 저녁엔 함께 모여 노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듯하다. 어느 날은 굴막에 초대받아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쌈채소가 묘했다. "이건 상추... 요건 깻잎... 저건 호박잎.... 뭐 까지는 알겠는데 이 잡초 같은 풀은 뭘까?" 먹어보니 빳빳한 식감에 알싸한 매운 향과 쌉싸름한 끝맛이 한약 같기도 하고 중식 향신료 같기도 하고 맛있었다. 듣자 하니 취도에서 나는 풀이라는데 고기에 싸 먹어보니 말 그대로 지금까지 이런 조합은 없었다.

 

입에 맛있으면 몸에 안 좋다는 말이 있던데 그 말이 무조건 맞는 세상이라면 치명적 맹독 알칼로이드 독초 정도였을 것 같다.

 

 

 

 

봉북마을에서 사과 처럼 먹는 양파도 맛있고 신촌마을 총무님 유자 겉절이도 맛있고 녹동에서 파는 장어구이도 맛있고 하나로마트에서 파는 제철 회도 너무 맛있다. 해피 해피~ 고흥 라이프~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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